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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동포간담회 형식 바뀐다

오는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을 갖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포간담회가 특유의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취임 49일만에 방미하는 문 대통령의 동포간담회는 1일(토) 오후 12시 워싱턴DC의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린다. 주미대사관은 22일 참석자들에게 일제히 이메일로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초청장에 따르면 참석자는 당일 오전 10시 30분까지 입장해야 한다. 외교부의 관계자에 따르면 간담회는 기존 대통령 간담회와 달리 ‘소통’을 강조한 간담회로 진행된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초대된 동포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악수하며 부드럽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대통령께서는 간담회에 끝까지 함께하며, 동포들과 기념사진도 촬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과거 대통령이 참석하는 공식행사는 다소 권위적인 형식으로 진행됐다. 행사 수십 분 전부터 모든 참석자의 휴대폰은 전파방해를 받아 발신과 착신이 정지되고, 청와대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비와 함께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참석 행사 때는 대통령 입장 시 사회자가 큰 소리로 대통령 입장을 외쳤고, 모든 참석자는 일제히 일어나 큰소리로 박수를 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모습, 소통을 강조하는 대통령께서 기존과 다른 방식을 원한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다니면서 담소를 나누고, 식사도 함께하는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간담회에 초대된 참석자는 6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300여 명은 뉴욕 등 다른 주에서 오는 동포들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환영 만찬을 한 뒤 30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공동기자회견을 갖는다. 심재훈 기자 [email protected]

2017-06-23

"내가 구한 피란민의 아들, 대통령 돼 감격"

흥남 철수 당시 피란민 1만4000명 수송 "67년 지났지만 그들의 모습 잊을 수 없어 문 대통령, 한·미 동맹 전통 계승해 주길 마지막 소원은 통일된 대한민국 보는 것" "우리가 구출해낸 피란민 중에 한국 새 대통령의 가족이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감격스럽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위대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길 바랍니다. 또 한·미 동맹의 전통을 계승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길 기원합니다."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당시 1만4000명의 피란민을 살린 정원 60명의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 당시 23세의 상급 선원(Staff Officer)으로 흥남 철수 작전에 참가했던 로버트 러니(89.은퇴 변호사)는 67년 전의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우리는 피란민을 태우기 위해 군수 물자를 포기했습니다. 피란민들 가운데는 어린 아이와 노인, 임산부들이 섞여 있었고 우리는 일가족이 흩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에게 흥남 철수 작전은 떠올릴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가슴 아프면서도 감격스러웠던 순간이다. 러니는 6·25전쟁 67주년을 앞둔 12일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카운티 브롱스빌에 있는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흥남 철수 작전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서술한 책 '생명의 항해' 저자인 안재철 '월드피스연합' 이사장이 마련한 자리다. 러니는 메러디스호의 부산항 도착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천 상륙 작전 당시 미군 제7사단을 태우고 6·25에 참전한 메러디스호는 같은 해 12월 15일 전투기 연료를 싣고 부산에 도착했다. 선박에 아직 하역하지 못한 300t가량의 연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흥남 철수 작전 지원 명령이 떨어졌다. 연료를 내릴 시간도 없이 메러디스호는 흥남으로 떠났고 12월 22일 흥남에 도착했을 때 부두 전체는 10만 여명의 중공군에 포위된 상태였다. 퇴로는 해상밖에 없었고 피란민 3만~4만 여명이 부두에 몰려 있었다. 미군 제3사단장으로부터 피란민을 태우고 퇴각할 수 있겠느냐는 요청이 들어왔을 때 레너드 라루 선장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겠다고 답했다. 그때부터 피란민을 메러디스호에 태우는 작업이 시작됐다. 흥남 부두가 이미 다른 선박으로 가득차 있어 부두에 정박하지 못한 메러디스호는 피란민들을 태우기 위해 나무로 다리를 놓았다. 그 생명의 다리 위를 1만4000명의 피란민이 건너 배에 올랐다. 흥남 부두를 떠난 메러디스호는 12월 24일 부산항에 도착했지만 이미 피란민들로 가득찬 부산항에 입항하지 못하고 거제도로 배를 돌렸다. 성탄절인 25일 거제도에 도착한 메러디스호에서 피란민들이 차례로 내렸다. 러니는 "그들은 육지에 내리면서 메러디스호를 향해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5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8년 은퇴 그렇게 흥남 부두를 탈출한 피란민들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아버지 문용형씨과 어머니 강한옥씨, 그리고 누나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가족이 거제도에 도착하고 3년 후인 1953년 1월 거제군 거제면 명진리에서 태어났다. 러니는 "문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가장 먼저 미주 한인들이 미국사회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그들의 자녀들이 얼마나 우수한 인재로 성장하고 있는지, 그들이 미국의 경제 발전에 얼마나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새 대통령에게 말해주고 싶다. 끝으로 내가 살아 있을 때 통일된 한반도의 모습을 보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한편 6·25전쟁의 임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러니는 1953년 코넬 법대에 진학했으며 55년부터 5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 2008년 은퇴하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감동적 스토리를 전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수진 기자 [email protected]

2017-06-12

[삶의 향기] 유쾌한 정숙 씨

'문재인을 잘못 봤다'는 제목의 글이 소셜네트워크에 올라, 누리꾼들 사이에 공감을 얻으며 확산되고 있다. 글쓴이 노혜경(1958- ) 시인은 그 글에서, 내가 본 문재인은 훌륭한 인격자였고 교양과 지성을 갖춘 신사였지만, 소극적이고 권력의지 없는 사람, 정무적 감각이 제로인 정치인 아닌 사람, 불안했다. 심지어 2012년 대선 당시 미친 듯이 선거운동을 한 다음 환멸이 밀려와, 그를 미워한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시인은 이어, 4년 뒤 그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나타났다. 편견에 전도된 반성은 나의 몫이었다. 그는 자기 성품답게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준다. 말하지 않지만 뜻하고 있는 국민의 마음을 그는 잘 읽는다고 했다. 흡사 안테나처럼, 흡사 시인처럼. 국민의 깊은 속 내밀한 침묵의 소리와 강제된 은적의 서사를 읽어내는 촉수가 되고, 대통령의 언행마다 감동의 시구(詩句)가 되게 한 이면에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헌신적 뒷배가 있었다. 대통령을 두 분 얻은 듯하다는 세간의 높은 성망이 잘 대변한다. "재인이 너, 나랑 결혼할 거야, 말 거야? 빨리 말해!" 친구들과 함께 있던 재인 씨에게 갑자기 다가와 정색하고 던진, 거부할 수 없는 정숙 씨의 서슬 퍼런 질문이다. 주눅 든 재인 씨가 얼결에 '알았어… '라고 답하면서, 천추에 길이 빛날 실수(?)를 저지르고야 만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활달하고 솔직하며 적극적이어서, 꼼수를 모르는 내밀힘이 잘 드러난 일화이다. 김 여사에게서 '엄마'의 모습을 봤다는 누리꾼들이 많다. 격의 없고 소탈하며 '따뜻한 김 여사'의 행보에서 우리 엄마의 면모가 엿보인다는 뜻일 게다. "무슨 소리래? 누가, 왜 밥을 굶었데?" 사저에서 이사준비를 하던 김 여사께서, '억울하다, 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었다'고 외치는 집밖 소동에, 현관을 나서며 친근한 말투로 던진 말씀이다. 이른바 편하기 이를 데 없는 엄마바지(일명 몸빼 바지)와 조끼, 발가락이 다 보이는 슬리퍼 차림이었단다. 민원인 할머니의 손을 끈 김 여사께서는, 손수 음식을 대접하고 컵라면까지 손에 들려 보냈다고 한다. 한편, 김 여사께서는 본인 호칭이 문제가 되자, '영부인'이라는 권위적 호칭보다는 독립적 인격의 의미가 짙고 탈권위적인 '김 여사'로 불러 달라 요청했다. "여보, 바지가 너무 짧아요. 바지 하나 사야겠어요." 5월 찬란한 아침, 진달래 색 보라 끼 낭랑한 마실용 드레스를 입고, 첫 출근길 대통령의 매무새를 고치며 건넨, 영락없는 '마누라'의 타박이다. 대통령께서는 환히 웃으며 답한다. "요즘, 이게 유행이래. 허허!" 소탈하고 편하다. 훤하고 따뜻하다. 거침없고 '유쾌한 정숙 씨'가 풍기는 싱그러운 향내와 에너지가 좋다. 하마, 그것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행(行)이다. 선(善)의 시작인 배려이며, 나아가 혈육화된 '습관적 선'으로, 사람이면 지향해야할 보편적 가치이고 궁극이다. 사람다운 사람이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게 되었나니,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이기를! [email protected]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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